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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받은 대로 성과 평가를 마무리해서 올렸다. 하던 업무가 마무리 되어서 새로운 업무인 기획에 매진해야 하는데 마인드 마스터로 물고기뼈를 하루종일 들여다 보고, 가지고 있는 기획 관련 책 중 4권을 골라서 대충 훑어봤는데 별 소득이 없었다. 근무 시간 중엔 뭘 그리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서 그냥 기획 책을 접었다. 머리가 멍해졌다. 익숙하지 않은 프레임에 뭔가를 채워넣기 보다는 내가 주로 하던 방식으로 그려놓고 정리한 다음, 물고기 뼈에 내용을 채우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일단 퇴근하고 가지고 있던 기획 책을 모조리 꺼내서 목차 훑고 대충 빠르게 넘겨보다가 실마리를 찾았다. 나는 아이디어가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여러 책 보고 자료를 다 수집한 다음, 다른 일을 하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타입이니 일단 생각을 묵혀야겠다.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주말에 생각나는 키워드를 모두 적어보는 걸로 결론을 냈다.

 

리얼포스 30g 저소음 APC 맥 버전 화이트를 구매해서 윈도우즈 환경에서 몇 달 간 사용했는데 한영 키 위치가 달라서 엄청 애먹었다.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몇 달 써서 적응하자 회사 회의실에서 타자를 칠 때 한영 키 바꿀 때마다 엄청 버벅거렸다. 가뜩이나 타자가 그렇게 빠른 편도 아닌데 그런 현상이 나타나서 또 큰 맘 먹고 리얼포스 차등 저소음 블랙을 구매해서 블로그 글을 작성 중인데, 30g 맥 버전에 적응했는지 계속 오른쪽 윈도우즈 키를 누른다. 처음에는 알파벳만 써있는 키보드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거의 안 보고 치는 것 같다.

 

리얼포스 사용하기 전 2013년 맥 키보드의 쫀득한 느낌이 좋아서 비슷한 키보드를 찾느라 i-rocks에서 나오는 얇은 키보드를 선호했다. 얇은 키보드는 누르는 거리가 매우 짧아서 손가락에 부담이 없었다. 그래도 보고서 작성하려고 타자를 오래 치면 손목이 아파왔다. 그래서 나름 5-6만원대 키보드를 찾았는데 세게 쳐도 이동거리가 짧지만, 키 간 거리가 있어서 손가락이 작은 나에겐 피로감이 컸다.

 

그래서 일단 리얼포스 키보드를 사려고 리더스키를 봤는데 다 품절이었다. 좀 지켜보다가 재고 풀린 키보드를 구매했는데, 그것이 바로 저소음 30g 맥 버전 화이트!

 

기계식 키보드를 리얼포스로 입문해서 처음 일주일은 손목 근처 근육이 아팠다. 높이가 높은 키보드를 쓰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안 쓰는 근육을 쓰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나름 적응하고 수건도 갖다 대고 해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날아다니는 듯한 구름 타법을 구사하면 몽글몽글 구름 같은 소리도 좋다. 특히 키보드를 칠 때 끝에서 올라오는 반발력 같은 것도 거의 없다. 손가락에 무리도 없다. 단점은 너무 부드럽게 쳐서 그런지 오타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한 문장 당 오타 한 번은 나타날 수 있다. 구분감이 약하고 살짝만 눌러도 인식이 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한 키를 누르고 있는 경우도 며칠에 한 번은 나타난다. 타자를 안 칠 때 손을 아예 키보드에서 떼는 게 습관이 되면 괜찮다. 그래도 오래 글을 쓸 때 손목에 하나도 무리가 안 간다. 게임할 때 최고다. 물론 정확한 컨트롤로 게임해야하는 사람에겐 별로일 수 있지만 적응 되면 진짜 최고다. APC 모델이어서 가장 구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레드로 지정했는데, 실상 별 차이는 못 느꼈다.

 

30g 과 차등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저소음 차등 블랙

그동안 30g에 적응해와서 그런가 구름타법으로 타자치는 것이 굉장히 익숙해졌는데, 차등에 30g 입력할 때처럼 구름 타법을 구사하면 덜 눌려서 안 눌릴 때가 많다. 일반 키보드와 비슷한 정도로 누르면 되어서 일반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은 45g 저소음 모델도 무난하게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반발력이 은근 있어서 팔 안 쪽이 조금 저리다. 손목과 손가락에 약간 무리가 오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구분감이 있어서 오타는 거의 나지 않는다. APC 버전에 별 감흥이 없어서 없는 버전으로 구매했는데 좀 더 키보드 무게가 가볍다. 차등으로 구매했지만 대부분의 키가 45g이어서 누를 때 힘이 좀 들어간다. 키보드 덮개를 씌우면 소리가 적어지고 반발력이 덜 느껴진다. 45g은 APC 있는 모델로 구매해서 살짝 눌러도 인식되게끔 설정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초콜릿 부러뜨리는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차등은 30g에 적응된 나에게 조금 당황스러운 느낌이다. 키보드 키캡을 안 씌우면 팔 안쪽 근육이 욱신거리고, 오타가 안 난다. 키보드 키캡을 씌우면 덜 눌려서 오타가 난다. 특별히 붉은색 ESC 키도 구매해서 꽂았는데 먹색 키가 좀 멋있는 거랑 윈도우즈용 키보드 라는 것, 오타 안 난다는 것 빼고 뭐 그다지 특별할 게 없다. 30g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 키보드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재택근무 중이지만 회사에 가져갈 용도로 구매한 건데, 30g 균등으로 구매할 걸 그랬다고 생각이 든다. 아니면 APC이 탑재된 45g 균등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가장 구분감을 약하게 하면 손목에 무리가 덜 갈 것 같다. 화이트도 예쁘고, 블랙도 예쁜데, 뭐랄까 한 옵션씩 잘 못 산 느낌.

 

손가락 힘이 약하고, 손가락 길이가 짧은 나에게는 화이트는 맥 버전이라 불편하고, 블랙은 차등이라서 불편..ㅠ 디자인은 둘다 고급스럽고 예쁘다. 30g 균등 APC 윈도우즈 버전이 내겐 그나마 가장 잘 맞는 옵션인 것 같다 ㅠ

끝까지 눌러야 하는 기계식 키보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적응할 때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그래도 일단 왔으니까 적응해놓고 회사용으로 써야할 것 같다. ㅠㅠ 키보드 덮개 씌우면 덮개 표면 마찰력이 거슬리긴 하지만 눌리는 느낌이 부드러워서 괜찮은 것도 같다. 내가 키보드 따위에 66만원이나 쓰다니 ㅋㅋㅋ Nano IPS 모니터 가격만 하다ㅠ 다시 팔고 30g 균등으로 살까 생각도 들지만 덮개를 벗기고 입력하면 또 쓸만한 것 같기도 하고.. 적응해봐야 알 것 같다. 어느 정도까지 눌러야 하는지 아직 몰라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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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만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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